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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된 폐교 '사이버 카페'서 부활 <<<득량 서 초등학교>>>
온라인 동문회 <<<모교 부지매입 위해 똘똘 뭉쳐>>>
 
김주철
 
 
▲     © 김주철 기자
최근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 수 100명 미만의 학교들을 통폐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실 이 같은 시골학교는 단순히 100명 안팎의 학생만이 다니는 학교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요, 단결의 핵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논리에 의해 이런 시골학교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으로 폐교된 학교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내가 6년 9개월 동안이나 근무했던 전남 보성군 득량 서초등학교도 이 같은 학교 중 하나이다. 지난 97년에 폐교돼 이미 학교는 폐허가 되어 버린 상태이다.

그간 이 학교를 졸업한 2천5백여 명의 졸업생들은 모교에 대한 애교심이 남달라서, 이미 폐교가 된 모교가 다른 사람에게 헐값에 팔릴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똘똘 뭉쳐서 이를 막아냈다.

다행히 매각을 막긴 했지만 자신들이 뛰어 놀고 자란 학교가 폐허가 되어가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다음 카페에 총동문회 카페를 개설하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득량서교 폐교부지에 대한 나의 견해
 
'득량서교 폐교부지는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하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객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속의 모교이겠지만, 고향을 지키는 지역민이나 동문선후배님, 동창을 만나보면, 그분들에게는 생활현장의 일부분이기도 해서 더욱 애정을 갖는 것 같다.
 
수년전부터 교육관청의 폐교부지 매각계획에 따라 우리 모교운동장도 교실도 개인에게 팔려갈 상황에 이르렀다. 물론 그 땅이 경제력 있는 사람에게 매각되어 개발이 잘 되고, 그리하여 지역경제에 크게 경제적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우선 사두고 수십 년 후에라도 땅값이 오르기를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은 우리가 과거에 학생으로서 학교의 주인이었으므로(더구나 그 땅은 우리의 부모님들이 구입해서 국가에 기부한 것이므로) 일단 우리가 되찾아보도록 노력하자, 출신학생이 자그만치 3,000 여명인데 이걸 못 찾겠는가, 1~2억 원이 큰돈이기는 하지만 서울에서는 오두막집보다 작은 아파트 1동값밖에 더되는가, 일단 시도해보고, 동문들께 열심히 호소하고 해보자.
 
 그러고도 안 된다면 할 수없는 일이지만, 되찾는 노력을 해보지도 못하고 어느 개인이 (그것도 지역주민이 아닌 먼 곳에서 사는 외지인이) 그 몇 푼의 돈으로 우리 모교를 사버리면, 정말로 마음이 편하지 못할 것 같았다. 훗날에 후배들이 <당신들은 모교를 차지하지 못하고 남에게 내주고 말았습니까> 하고 원망할 듯싶었다.
 
그 땅을 사서 무엇을 할 것인가, 투자가치가 있는가 하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 나는 모교는 투자대상의 땅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 땅에 무엇을 하겠다고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다. 동문회가 그냥 사서 우리 마음대로, 누구든지 와서 재밌게 놀다 가면 그만이다.
 
 운동장도 이용하고 교실은 여름철에 방갈로라고 생각하고 쉬면 될테지. 생각해보면 활용방법도 다양하게 나올 것이다. 그러다가 세월이 흘러 땅값이 올라준다면 그것은 싫어할 일은 아닐 테고. 그런저런 이유로 나는 머지않아 누군가에게는 매각될 운명에 있는 득량서교를 우리 동문회가 합심하여 되찾자고 강조하고 싶다.
득량서 초등학교 15회 졸업생 선 문 규

             
전국에 많은 학교들이 있겠지만 이미 폐교가 된 학교를 사랑하는 동문 모임에서 이처럼 활발한 카페 운영으로 뭉쳐진 학교는 별로 없을 것이다.

특히, 이 카페에서는 전 동문들의 뜻을 모아서 모교 부지매입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지금까지 약 6개월 동안에 1천8백여만 원을 모금하였다. 더구나 이제 전국에 흩어진 모든 동문들을 한 덩어리를 뭉치게 한 매체가 되어서 동문들의 소식을 듣고, 서로의 정을 주고받는 멋진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만 1년 동안에 회원가입 1천3백 명을 넘은 것만이 아니라, 등록된 글 수가 무려 1만447개로 매일 30개 이상이 올라온 셈이다. 총 동문회에서는 이런 공을 인정, 카페 개설 1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난 11월27일(일요일) 총 동문회 카페를 운영해온 카페지기 13회 김여례 동문이 개회를 선언한 행사는 오전 11시 정각 개회를 하여서 교가 제창으로 간단한 의식을 마치고 곧장 운동경기를 가졌다.

운동경기를 마친 후에는 체육관에서 각 졸업생 기별로 노래자랑을 벌이기도 했으며, 특히 이날 동문회 기금 모금운동에 1천만 원 이상이 모여 이미 폐교가 된 시골 초등학교가 인터넷 카페를 통해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일궈냈다. 

글 : 김선태(고양시 원중 초등학교 교장)
정리 : 김주철

 
기사입력: 2005/12/15 [11:22]  최종편집: ⓒ 전남조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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